2006년 米壽를 맞은 석남 이경성과 수화 김환기의 시공간을 초월한 한결같은 우정의 족적을 기리고자 마련한 자리. 수화와 석남의 우정의 상징인 김환기의 ‘사슴’과 50년대 드로잉, 뉴욕 시대 점화 작품, 이경성의 인생과 미에 관한 명상이 담긴 드로잉 다수 전시.
이상과 현실 또는 충족과 상실의 되풀이였다는 석남의 일생에 일관되게 유지되어 온 것은 신앙과 함께 아름다움에 대한 동경이었다고 한다. 그는 1981년부터 90년에 걸쳐 국립현대미술관의 관장을 비롯하여 여러 박물관과 미술관의 관장을 역임하여 미술관장, 미술비평가 또한 미술사학자로서 한국미술계를 이끌어 오는 한편, 1950년대 초반부터 줄곧 미술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일에도 열정을 가졌다. 수화樹話 와 석남石南의 본격적인 만남은 이때 이루어졌다. 두 사람은 여섯 살이라는 (1931년생과 1919년생) 연배의 차이가 있지만 예술, 문화에의 정열이 충만했던 당시의 낭만적 분위기를 열성껏 향유하는 서로를 알아 본 진정한 멋쟁이들이었으며 예술계의 후학들에게 진솔한 격려를 아끼지 않던 인간미 넘치는 스승이자 선배들이었다. 이후 두 사람은 평생을 서울에서 함께 또는 서울과 뉴욕이라는 멀고 먼 거리에서 각자의 예술과 학문과 삶에 충실하며 서로를 인정해주고 서로를 그리워하는, 세월을 넘어선 우정의 탑을 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