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기미술관 특별기획전
디지털 신소장품 《시時의 시詩: PART II》
POETRY OF TIME: PART II
환기미술관은 김환기의 작품 세계를 빛과 소리로 확장한 몰입형 영상 《시(時)의 시(詩): PART II》를 2026년 디지털 신소장품으로 선보인다. 서울라이트 DDP에서 시작된 《시의 시》의 여정에 이어, 미디어아티스트 박제성과 미디어아트 레이블 버스데이가 다시 함께하고 음악감독 양용준이 새롭게 합류해, 동시대적 시선으로 김환기 예술이 지닌 사유와 철학, 시정신(詩精神)을 감각적으로 구현했다.
1957년 파리, 김환기는 예술에는 노래가 담겨야 함을, 그리고 그것이 곧 ‘시정신’임을 깨달았다. 그에게 예술이란 단순한 형식의 탐구가 아니라, 자연과 인간, 존재와 우주를 향한 끊임없는 시적 사유였다. 그는 캔버스라는 물리적 경계와 인종·문화의 장벽을 넘어 보는 이의 삶과 내면으로 스며드는 예술을 꿈꿨다. 《시의 시: PART II》는 오늘의 감각으로 그의 바람을 공간과 시간 속에 다시 펼쳐낸다.
내 작품은 공간의 세계란다.
서울을 생각하며 오만가지 생각하며 찍어가는 점.
어쩌면 내 맘속을 잘 말해 주는 것일까.
그렇다. 내 점의 세계….
나는 새로운 창을 열어주었는데
거기 새로운 세계는 안 보이는가 보다. 오호라….
김환기, 1970
영상은 고정된 화면을 투사해 채우는 방식이 아니라 작품의 흐름과 음악에 따라 끊임없이 변주한다. “선이 가고 오고, 멈추고 흐르고, 곧게 혹은 휘어지게, 서로 뭉치었다 헤어졌다”(김환기, 1939). 프로젝션 자체가 하나의 운율을 이루고, 때로는 별처럼 반짝이고 때로는 파도처럼 흩어지며 김환기가 점 하나하나에 담았던 광대한 우주적 감각을 공간 전체로 확장시킨다.
김환기 원작 6점 — 〈성심〉(1957)부터 〈7-VII-74〉(1974)까지 — 을 시대 역순으로 담아낸 이 작품은, 박제성 감독이 ‘천지인(天地人)’ 사상을 해석의 틀로 삼아 하늘의 무한한 시간과 질서, 땅의 생명과 순환, 그 사이를 잇는 인간의 감각을 하나의 유기적 흐름으로 풀어냈다. 1974년 수술을 앞두고 작업실을 떠나며 마지막까지 손을 보았던 〈7-VII-74〉에서 출발해, 공감각적 예술세계가 정점에 이른 〈에어 앤 사운드 II〉(1973), 화면 분할과 색면의 대비가 돋보이는 〈3-II-72 #220〉(1972), 단색 전면점화의 완성으로 불리는 〈20-VIII-70 #186〉(1970), 생동감이 살아있는 다색점화 〈27-II-70 #149〉(1970)를 거쳐, 파리에서 어머니의 부고를 받고 통한의 감정을 화폭에 쏟아낸 〈성심〉(1957)으로 마무리된다. 각 작품은 단순히 재현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해석되고 구성되어, 정지된 화면 위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시간의 흐름과 감각의 깊이를 더한다. 말년의 심연에서 출발해 가장 순수하게 마음을 드러냈던 파리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 여정은, 김환기라는 예술가의 삶과 예술이 얼마나 깊고 넓은 것이었는지를 온몸으로 느끼게 한다.
2026년 환기미술관이 선보이는 《시의 시: PART II》는 김환기의 예술이 하나의 완결된 과거가 아니라 지금 이 시대와 끊임없이 대화하는 열린 세계임을 제안한다. 디지털 기술과 동시대 예술가들과의 협업으로 그의 작품 세계를 확장한 이번 전시는, 그의 예술이 지금 우리의 시간 속에서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지를 함께 사유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내가 그리는 선, 하늘 끝에 더 갔을까,
내가 찍은 점. 저 총총히 빛나는 별만큼이나 했을까.
김환기, 1970
- 원작: 김환기 KIM Whanki
- 영상: 박제성 JE BAAK
- 음악: 양용준 YANG YOUNG JOON
- 제작: 버스데이 VERSEDAY
- 협력: 한국콘텐츠진흥원
Ⓒ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
